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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2.10.3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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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회고록 리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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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미 황희두 책 나눔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인플루언서로서 책 나눔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주신 황희두 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이해찬 대표에 대한 이미지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나고 자란 곳이 극우스런 지역이라, 해찬들 세대에 대한 불만이 다른 데보다 훨씬 더 높았습니다. 그러다가 박근혜 정권을 지나고, 이작가 방송을 들으면서 이해찬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2018년 당 대표 선출 과정 당시 인터뷰나 이후 총선 승리, 보궐 선거와 대선 기간 인터뷰 등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황희두 대표의 추천으로 이해찬의 이전 자서전인 “청양 이면장댁 셋째 아들” 책을 찾아 보려 했으나 절판이라 구하지 못했습니다. 마침 기회가 되어 새롭게 나온 이해찬 대표의 회고록을 읽게 되었습니다. 지금 1부까지 읽었는데, 1부는 흥미진진한 민주화 운동 이야기였습니다. 이작가의 “김대중 대 김영삼”을 통해서도 민주화 당시 상황을 알았지만, 주도하며 실무를 맡았던 당사자의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앞으로 2부 정치 인생과 3부 민주적 정당 활동도 내용이 기대됩니다.

 

 

(*개인 회고록이기에 일방적인 주장만 담겨 있음을 유의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1부를 읽으면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좋은 집안에서 좋은 인물이 났다.

 

아쉽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뛰어 넘는 건 정말 힘든 것 같습니다. 이해찬 대표의 집안은 참 좋은 집안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일본 유학도 다녀온 분이었고, 친척 일가는 정치 활동을 하는 집안이었습니다. 어머니 집안도 지역에서 꽤나 큰 집이었습니다. 고향이 충청도 청양 시골인데, 중학교부터는 서울로 유학을 시켜줬을 정도니, 집안 배경이 참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게다가 집안 어른들이 민주당 계열 지지자라서 보다 쉽게 반 독재, 군부 정권 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재명 대표처럼 개천에서 용 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시기, 아빠 찬스 얘기가 부정적으로 들리는 시기에, 이대표의 자라난 배경 이야기는 ‘역시나 사람은 태생부터 달라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게도 합니다. 그러나 좋은 집안에 태어나도 정진석, 윤석열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공적 마인드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70년대 강남 개발 이후로 더욱 많은 엘리트 계층이 카르텔을 이루며 자기들 이익 위주로 가는 시대에, 이해찬 같은 공적 마인드를 가진 고소득-엘리트 계층 사람은 더 나올수 없는 걸까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그러므로, 그런 카르텔을 흔들고, 공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을 주목받게 하는 데에 시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싶습니다. 아울러 그런 지지를 표출할 수 있는 통로로서 민주적 정당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겠다 싶기도 합니다. 이런 일에 이해찬 대표가 헌신했다는 점에서 더욱 대단하다 싶습니다.

 

 

둘째, 시민 운동의 역할과 한계가 있다.

 

학생 이해찬, 재야 운동가 이해찬은 조직하고 운동을 기획하는 데에 귀재였습니다. 서울대 학생회, 복학생 연합 등을 통해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교도소 생활에서도 수감자 인권 향상을 위해 투쟁한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신군부 시절에는 재야 운동에 매진했습니다. 학생 그룹과의 선을 두고 문익환 안병무 김근태 등의 재야 운동가들과 민통련, 민청련, 국본 활동 등을 했습니다.

 

마침내 87년 6월 항쟁을 성공시켰습니다. 더 워룸 인터뷰에서도 이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세 가지 원칙, 전국 동시 다발이어야 한다, 학생-재야-종교계 등 대연합 전선을 이룬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고 평화로워야 한다, 는 대단히 멋진 기획이었습니다. 80년 서울역 회군 때 실패했던 경험이 그를 발전시킨듯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87년 대선에 노태우가 집권하므로 시민 운동은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해찬 스스로 그때 당시 민통련의 역할을 과신했다고 말합니다. 재야와 시민 사회의 의견을 정치권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배경에는 유신과 신군부 정권을 지나면서 민주정치체제가 후퇴하게 된 것이 작용했다고 회고합니다. 이해찬도 그렇고 재야 인사들도 그렇고 제도와 정치인들의 욕망을 간과한 것 같았습니다.

 

지난 촛불 혁명의 경우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시민 주도로 정치권을 압박해 탄핵에 성공했습니다. 정권 교체도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이뤄낸 정권 교체에 시민들의 의사가 많이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여러 욕망이 섞인 탓도 있을 거고, 선출된 권력의 미적지근함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정치 제도와 전체 정치권 인사들의 부족함이 큰 것 같습니다. 공적 마인드를 가지고, 사적 이익을 취하기보다 희생하는 사람이, 적어도 상식 수준의 합리성과 공감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정치권에 많이 포진되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셋째, 민주, 통일 이후의 시대 정신이 필요하다.

 

4.19 이후 한국의 주요 화두는 민주화였던 것 같습니다. 잘 살아 보세라는 경제 성장 구호 이면에는 민주화 투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박정희 3선 개헌부터 유신 정권을 지나 신 군부의 집권까지 모두 민주화가 주된 시대 정신이었습니다. 급진적 혁명 운동, 온건적 개혁파, 사회 속으로 들어가는 기층 운동 등 모두 민주화를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여기에 신군부 시절을 거치면서 통일이 추가 되었습니다.

 

이해찬은 재야 운동을 하면서 문익환 목사와 접점을 가졌습니다. 문익환 목사는 민주화나 노동 중심의 민주화 운동에 통일을 접목시켰습니다. 당시 문익환 목사는 김영삼, 김대중으로 대표되는 야권 인사보다 더 큰 신망을 가진 인물이었기에 통일은 재야 운동권 사이에 큰 시대 사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민주화와 민족 중심의 통일이 시대 정신에 해당되는가 싶습니다. 특히 통일의 경우, 지난 평창 올림픽 때 그런 특성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 것 같습니다. 만일 지난 2018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원만한 관계 개선이 되었다면 또 어땠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제 더 이상 낭만주의적인 통일이 시대 정신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창석의 “민주당 DNA 갈아엎기”에서도 개성공단 얘기를 했는데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남북 교류의 경제 효과야 인정하고 마땅히 그래야 하는데, 설득하는 작업에서 과거와 같은 한민족이다는 이유는 제한적인게 아닌가 싶습니다.

 

민주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도 민주화는 중요하지만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쿠데타적 성향을 띈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지금 정부는 선거를 통해 등장했습니다. 과거에 시위와 데모는 민주화 운동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물론 관제 데모도 있었지만), 지금은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그룹들도 시위와 데모를 합니다. 반 페미니즘 운동처럼 몰상식으로 여겨졌던 목소리들이 하나의 기득권 정서에 도전하는 대안 운동이 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포스트 모던 시대, 포스트 트루스 현상처럼 더욱더 다양화되는 욕망들이 분출되고 있는 시기가 오늘날, 지금 현재입니다. 이런 시대에는 “갈등 조절”이 민주화의 새로운 성격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대동 세상”은 “사람 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다”와 연결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행복한 세상을 저도 꿈꿉니다. 하지만 보다 자기 욕망에 투철한 오늘날 시대에 과역 먹힐까 생각이 듭니다. 과연 저 슬로건으로 51% 세를 규합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이해찬 회고록을 읽으며 가슴도 두근거리고, 많은 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2부 3부도 남았는데 읽고 생각 정리를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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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3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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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세상과 '타인의 욕망을 인정하라'라는 말이 같이 생각나는군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윤작자 작성자
    2022.10.31 23:09
    베스트
    @가을에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2.11.02 13:41
    베스트

    정성스런 리뷰, 잘 읽었습니다.

    다음 편 리뷰도 기대됩니다.ㅎ

  • 윤작자 작성자
    2022.11.0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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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튀르 감사합니다
  • 2023.01.01 19:54
    베스트

    굿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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