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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08.2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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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6057488

아닌 밤 중에 갑자기 한 인물이 떠올랐다.

 

'노무현'

 

어째 잊어보려고 노력해도 잘 안잊어지는 그런 이름. 수많은 감정이 얽힌 채 가슴 속에 묻혀져 버린 이름 세 글자.

 

2002년 그가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당선되던 순간부터 2009년 5월 그의 목숨이 꺼져가는 순간을 거쳐 지금에까지 기억을 더듬게 된다.

 

한 때, 나는 내 마음 속에서 강제로 '노무현의 시대'를 종료시키고자 하였다. 그의 시대를 그리워하며 전임인 문에게 투표하고, 문의 임기가 끝난 후 나에겐 상처만 남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새로운 리더인 이재명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고 과거를 반성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 이름 세글자는 때가 되면 종종 내 마음 속을 휘젓고 다녔다. 오늘도 그러하였다. 그래서 그의 육성을 다시 듣고 싶어 유튜브에서 상록수를 검색하여 들었다. 2009년 5월부터 지금까지 그 노래는 편하게 들린 날이 없었다. 다른 아이돌 가수들 노래는 그렇지 않던데. 어째 이 노래는 들을수록 가슴 깊숙히 칼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 진짜로 아팠는지 눈에는 눈물이 맺히고 숨을 쉬기도 점점 어려워진다.

 

전임인 문에게 기대했던 것은 '노무현 시대'처럼 그저 행복한 시절을 만들어주고 이 나라의 잘못된 것들을 개혁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무현의 정신을 다시 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은 볼 수 없었다. 사실 내가 가졌던 '노무현 시대'에 대한 것은 그저 지나가버린 환상 속에서나 있던 일이 아니었을까 의심도 들었다.

 

다행히 그러한 나의 기억들은 환상이 아니었나보다. 여전히 상록수를 들으며, 고3이었던 2009년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울고있고 또 슬퍼하고 있다.

 

한동안 나는 그를 보내지 못한 채, 마음 속에 간직할 것 같다. 언젠간 기쁜 마음으로 그를 다시 불러내어 내 마음 속에서 함께 웃는 상상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

 

'노무현의 시대'는 공식적으로는 종료되었다. 지금은 윤석열에 맞서기 위해, 이 나라 대한민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고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행복한 시대를 열기 위해 '이재명의 시대'를 열어야만 한다. 그러나 정말로 '이재명의 시대'가 도래하여 내가 함박웃음을 짓고 행복하게 사는 어느 날, 나는 다시 '노무현의 시대'를 기억해보고자 한다. 행복한 나날 속에서 다시 행복했던 과거를 이불 삼아 잠들어보고 싶기도 하다.

 

죽어서 묻힐 땅도 없을 정도로, 지옥에서도 가장 강력한 극형을 받아 마땅할 정도의 나쁜 아이였던 내가 감히 행복을 바라는 것이 과할 수는 있다는 반성도 때때로 한다. 하지만 그런 죄를 넘어 이 세상을 건강하게 만들고, 어둠을 수정하여 빛을 이끌어내는 일을 이 세상을 위해 해내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힘 없던 시절 노무현을 잃었던 기억을 다시 만들고 싶지 않다. 이재명이라는 나의 리더가 만든 세상 속에서 행복하게 사는 한편 나의 인생에 대해서도 다시 공부하고 싶다.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 눈을 감아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큰 보람을 느끼고 아무런 후회 없이 이승에서 내가 지었던 죄에 대한 값을 치루러 가는 그런 삶을 만들고 싶다. 불효자였던 자식이었고 불의한 꼰대였던 나에게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내 인생을 반성하며 세상을 맑게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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