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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06.29 00:25  (수정 06.2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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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4959728

FB_IMG_1719587545262.jpg

허버트 제임스 드레이퍼 (영국, 1864년 ~ 1920년)
물의 아기, 1900

 

강릉 주문진의 소돌해변에 가면 아들바위공원이 있는데, 아들을 낳게 해달라는 기원으로, 돌로 조각된 돌아기가 물 속에 있긴 하다^!^

 

https://youtu.be/QUB7e3BtnvU?si=aL2tt6SlQt8G-ZMT

 

아기는 엄마의 자궁 속이 유토피아이지 싶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으로 향하는 고생길이 지도처럼 펼쳐져 있다.

 

아기는 엄마의 자궁 속을 탈출하면서부터 상처받기 시작한다.

내게 '자궁'이란 메타포는 상처받지 않은 순수한 영혼들이 모여 있는 원형이며 유토피아다.

 

그래서 탄생한 내 졸시가 자궁 3부작인데, 비명(별이 없는 밤), 거머리, 그리고 '탄(歎), 생(生)'이다.

 

https://youtu.be/OfR6_V91fG8?si=NwVFhZLoWDE515-T

 

비명(悲鳴)

 

우울함이 감도는 넋두리에 지치어
야음夜陰의 스산함이 담배연기와 연소되고
역한 니코틴 비린내에 취하여
빈사의 동공은 촉촉이 팽창된다.

 

이 두 손에 잠긴 시간은 무엇을 기억할까?
내 처녀의 자궁子宮 속으로 눈물은 흘러 떨어져
이 무력감을 달래는 권태에 안기어
늘 쓰디쓴 허무로 엷디엷은 목구멍을 적신다. 

 

별이 없는 밤하늘 가까이 가까이
눈망울은 하염없이 밤하늘에 일렁이고
검푸른 먹구름이 몰아오는 불면속에
독기서린 몽상은 어둠속에 목메인다.  

 

뇌성벽력은 나의 온몸을 잠 깨우고
소스라쳐 놀라 번쩍뜨인 의식은
어지러이 휘감기는 공포에 떨게 만들어
빗발치는 소나기를 맞으며 비명을 내지른다.

 

+

 

거머리

 

눈물방울을 뚫고 나온 거머리
잘록한 처녀의 허리를 타고 내려와
자궁속 깊숙이
애달피 몸뚱이를 오므린다. 

 

+

 

탄(歎), 생(生)

 

자궁을 탈출하는 순간 
누구나 살려고 발버둥치지, 울면서 
아이는 머리가 커지면서 바라는 게 힘들다는 걸 
삶과 희망, 꿈과 절망을 이야기하지만
현실속 토양에 머리를 파묻고
타고난 길들여짐에 익숙해지네
먹고 치장하는 게 인정과 체념의 변증이라는 걸
본말이 전도되고 머릿속 분열은
살아있다는 간사함에 늘 주눅이 들지
그것이 인생이라며
세상속 머저리들은 삶의 매뉴얼을 만들어
다리미질을 하지, 빳빳이
다 늙어서야 이렇게 살았네 하면서 
후회와 기만으로 찌든 채 죽어가지
또다시 사타구니에 있는 힘을 줘 가면서
남자는 아늑한 자궁 속에 몸을 지피고
여자는 잉여된 아기들을 잉태하며 
서로 만족에 들떠 매번 실수를 반복하지
저미는 생식기에 입맞추며
저마다 살아가는 외로움을 잊는다네

 

굥거니 탄핵은 12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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