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봄에 로드에 처음 입문했다. 자전거를 처음 탄 건 어른용 삼천리 자전거였다. 아버지가 출퇴근용으로 산 자전거였는데 국민학교 1학년(1979년)이던 시절, 안장에서 페달이 닿지 않아 프레임 사이에 다리를 엇갈려 타면서 자전거를 배웠다. 오른쪽 팔은 안장에 얹은 채 말이다. 혹시 이렇게 자전거를 배우신 분들이 계시다면 동변상련의 정을 느낀다. 혼자 끌고 나갔다가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나무에 들이박는 건 예사였다. 핸들도 돌아가고 무릎팍이 성할 날이 없었다. 자전거를 힘들게 배우고 나서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어른용 삼천리 자전거를 열심히 탔다. 강원도 철원에서 살 때까지. 그러다 서울로 전학가고서 자전거 타기는 나와 인연이 끊겼다.
5년 전에 사촌 동갑내기가 건네준 클라리스 로드로 그 이듬 해 여름까지 국토종주 11개 코스를 완주하며 7000km 가까이 탔다. 그리고 구동계가 울테그라인
로드로 기변했지만 별 차이를 못 느꼈다. 암튼 30년 만에 자전거를 다시 타는 동안 즐거웠다. 재작년 영산강 자전거길을 종주했고, 올 여름에 제주도 환상자전거길도 마저 종주하여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이제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고개들만 넘으면 나의 자전거 인생에서 더 바랄나위없다.
댓글 9
댓글쓰기허벅지 어마어마 하실듯
허리 괜찮아요?
로드 자전거 초보일 땐 허리도 아프고
안장통도 심했더랬죠.
오랜 시간 장거리를 자주 달리다 보니
몸도 단련되어 괜찮습니다.
저는 자전거 타기를 재활훈련 겸 탔습니다.
교통사고로 인해 왼쪽 다리가 불편하여
2년 동안 쩔룩쩔룩거리며 걸었습니다.
근데 자전거 타기로 근력이 점점 좋아져
걷는 게 수월해졌습니다..
자전거 왕초보에요.접이식 사서 몇번 탔는데
넘 무서워요. 힘도 딸리고, 넘어져서 까이기도하고.. 잘 못 타겠네요.
보조바퀴 다는거 오버인가요?
진지하게 여쭙는거에요
보조 바퀴를 다는 게 오버라긴보다,
모양새가 좀 그렇죠.
많이 탈수록 늘 거에요.
저도 미취학 시절 그렇게 자전거 배운 기억이~ ㅎㅎㅎ
겁없던 꼬꼬마시절에 자전거 배우길 참 잘했다 느끼며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