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는 체념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외로움은 그 무엇으로도 달랠 수 없는 천형이잖은가. 외로움은 어긋남을 먹고 자라나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나의 외로움이 목까지 차오를 때면, 난 이상의 무제2를 읊곤 했다. 그럴 때면 이상의 시구가 더욱 가슴을 때렸다..."가까운 길을 일부러 멀리 걷는 버릇을 배웠더니라."
*무제(無題) -2-
내 마음의 크기는 한개 권연(卷煙) 기러기만하다고 그렇게 보고,
처심(處心)은 숫제 성냥을 그어 권연(卷煙)을 붙여서는
숫제 내게 자살(自殺)을 권유(勸誘)하는도다.
내 마음은 과연(果然) 바지작 바지작 타들어가고 타는대로 작아가고
한개 권연(卷煙) 불이 손가락에 옮겨 붙으렬 적에
과연(果然) 나는 내 마음의 공동(空洞)에 마지막 재가 떨어지는 부드러운 음향(音響)을 들었더니라.
처심(處心)은 재떨이를 버리듯이 대문(大門) 밖으로 나를 쫓고,
완전(完全)한 공허(空虛)를 시험(試驗)하듯이 한마디 노크를 내 옷깃에 남기고
그리고 조인(調印)이 끝난듯이 빗장을 미끄러뜨리는 소리
여러번 굽은 골목이 담장이 좌우(左右) 못 보는 내 아픈 마음에 부딪혀
달은 밝은데
그때부터 가까운 길을 일부러 멀리 걷는 버릇을 배웠더니라.
https://youtu.be/xsli4j05h5E
댓글 2
댓글쓰기담담하게 읊조리는 느낌이라 한때 자주 듣던 노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