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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2.09.0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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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73574

김두수의 '보헤미안'의 노랫말처럼..."새벽은 찾아오리니 불멸의 이름으로, 덧없는 방랑의 별이 뜨고 또, 사라져 갈 뿐"

 

견자 시인 랭보의 '나의 방랑'은 '지옥에서 보낸 한철'처럼 그러했다.

+

 

온 몸에 햇살을 듬뿍 받으며 정처없이 걷고 싶습니다.
 
휴식이 있고,
여행이 있고,
모험이 있고,

그런 방랑의 생활이

제가 원하는 바입니다."...A. 랭보
 
 
랭보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런 방랑의 생활이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삶이었는데, 랭보의 말마따나 자질구레한 걱정들로 인해 내 삶을 이렇게 망쳐가며 죽어가는 것이라니!

 

https://youtu.be/XxdlEGKHSXk

 

폴 사이몬의 'Ducan'의 노랫말은 절창이다. 1절의 노랫말을 음미할 때마다, 영종도 공항의 건설이 끝나갈 즈음 방문했던 일이 생각난다.

 

어쩌다 타지방에 놀러 가 잠잘 때가 마땅치 않으면 어떨 때는 날밤을 까거나, 몸이 피곤하면 어쩔 수 없이 모텔에 투숙하지만, 그다지 썩 내키진 않는다. 꼭 경비 때문만은 아니다. 대형 사우나 같은 데서 잠을 청하지만, 신경이 예민하여 여럿이 모여 있는 데서 자게 되면 돌림 노래로 울펴러지는 코골이 소리에 뒤척이게 된다.

 

이십여 년 전, 영종도 공항 건설이 한창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무렵이었다. 영종도 근처에 위치한 무인(초치)도에서 두 달간 생활하다 탈출하여, 영종도의 모습이 궁금하여 인천 여객터미널에서 영종도로 향하는 배편에 몸을 실었다. 배편에는 쌍쌍의 젊은 연인들이 대부분이었는 데, 난 무리에서 떨어진 외톨이 갈매기처럼 배 뒷머리 난간에 우두커니 서서 물줄기의 파열을 넋 놓고 쳐다보기만 했다.

 

어둠이 깔릴 무렵, 영종도에 도착했지만 이건 아수라장이나 다를 바 없었다. 한창 공사중이라 그러했지만, 섬의 정취라도 느껴볼려는 심산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녀봤지만 눈씻고 찾아봐도 그런 데는 없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술을 사가지고 모텔로 향했다. 근데 술기운이 올라와도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내가 투숙한 바로 윗층에선 링크시킨 폴 사이몬의 '던컨(1절의 노랫말)'처럼 그런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렇게 새벽 내내 뒤척이다 영종도에서의 그 날의 추억은 씁쓸하고 처량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우라질, 뭐 볼 게 있다고 영종도에 홀로 갔을까나! 폴 사이몬의 던컨의 가사를 곱씹자니 추억에 사로잡혀, 쓴 웃음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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