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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2.11.2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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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594877

베르그송은 생명 탄생의 현상을 '수증기통' 비유로 설명한다. 고압의 수증기통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와 물방울이 맺히면, 이때 수증기가 솟아오르는려는 힘은 생명적 에너지와 같고,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은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과 같다.

 

물질 속에서 생명이 파생되고 그 생명이 진화를 통해 이어진다면,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인간의 출현까지 모든 게 베르그송의 '지속의 철학'으로 설명되는 셈이다.

 

그런데, 베르그송의 위와 같은 논지(생기론 및 물상의 전이)의 성격은 이미 동양철학(특히 주역이나 음양오행, 명리학)에서 다루었던 문제이기에, 그 당시 베르그송의 논지는 새삼스러울 게 없었지만, 생기론은 현대적 물리학 개념으로 이해하는 데 (생기론적 물리론은) 투박한 게 사실이다.

 

베르그송이 [물질과 기억]의 속표지에서 인용한 라베송의 글에 의하면, "우리를 망각하게 하는 것은 물질성이다."고 했는데, 내겐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이런 논지는 아도르노도 언급한 바 있다. 물질 세계(물질성)에 대한 지배가 극단에 이르게 되면 파시즘(전체주의)적 행태가 도래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프랑크푸르트 학파이다. 파시즘이란 게 바로 과학기술의 이기적 바탕에 쌓아올린 물질성이라고 보면 된다.

 

김우창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대부분의 확신가는 위험한 인간이라는 사실입니다. 확신은 바로 권력의지의 표현이며, 권력의지는 일차적으로 물질세계에 대한 의지에서 표출됩니다."...파시즘 성향이란 게 대개 그러하다.

 

의학에도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의 방법론이 다르듯, 물질과 그 현상을 다루는 과학에서도 비슷하지 싶다. 서양 과학은 실험과 관찰에 의한 분석적 사고가 동양 과학(생기론)은 물질의 현상에 대해 전체(종합)적 변화에 주목하는 방식이다. 어찌 보면 현대 물리학의 한 축을 담당하는 양자역학은 동양의 음양적 사고 방식에서 태동했다고 볼 수도 있다. 닐스 보어의 태극도에서도 보듯이.

 

11세기 북송의 소강절 선생은 '육십사괘방원도(선천도)'를 이렇게 설명한다..."선천도는 둥근 고리 모양이다. 양이 음 속에 있으면 양이 역행하고, 음이 양 속에 있으면 음이 역행한다. 양이 양 속에 있거나 음이 음 속에 있으면 모두 순행한다. 이는 참으로 지극한 이치이다. 그림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을 '상승'이라고 하고,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하강'이라 한다. 상승하는 것은 생성하는 것이고 하강하는 것은 소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양은 아래에서 생기고 음은 위에서 생긴다. 이런 까닭에 만물은 모두 반생(反生)한다. 음은 양을 낳고, 양은 음을 낳으며, 음은 다시 양을 낳고, 양은 다시 음을 낳는다. 이런 까닭에 순환하여 끝이 없다."

 

이것이 역(易)의 가장 심묘한 상반상성(相反相成)의 이치다. 즉 서로 다른 속성인데 다른 것이 다른 것의 발전을 도모하면서 역행(상반)할 때 상성이 된다. 상성 또한 상반(역행)할 때 순환이 된다. 생성과 소멸이 순환하지 않는다면 계속 그 성질을 유지하기에 순환할 수 없다. 그렇기에 생성하려면 소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소멸하려면 생성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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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edu
    2022.11.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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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 csedu
    2022.11.27 15:40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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