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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2.11.1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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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361425

미국의 언어분석철학자 중에 이름과 필연[naming and Necessity]으로 분석철학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철학자가 있었으니, 솔 크립키라는 양반이다. '이름과 필연'은 내가 언어분석철학서 중에 가장 좋아하는 책 중에 하나다.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처럼 페이지 수는 얼마 안 되지만, 내가 '유레카'를 외칠 정도였다.

 

암튼 솔 크립키가 <이름과 필연>에서 선험적인 것은 규약적일 수 있지만, (결과론적으로) 필연적인 것은 규약적이지 않다고 논했을 때, 난 '유레카'를 외쳤다. 왜냐하면 필연이란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것'을 규약하면 필연이 아니다. 규약은 서로 협의하여 정한 규칙이며 상대(상호주관)적인 것이다. 근데 필연은 반드시 그리되는 절대성을 띠는 것이다.

 

그리하여 선험성(경험에 앞선 인식)은 규약적인 게 되는 것이다. 사람마다 인식은 절대적인 게 아니다. 인식이 절대적이면 규약적일 필요가 없는 독단이다. 저마다 인식이 다르기에 규약을 맺는 것이다. 

 

필연은 완성태이지만 인식은 잠재태이다. 잠재태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인식적 규약이 생겨난다. 반면 형이상학적 필연은 완성태이기에 인식적으로 규약할 필요가 없다.

 

그럼 레비-스트로스의 다음과 같은 경구는 인식적인 걸까, 아님 필연적인 것일까?..."인간은 그 첫번째 사슬로부터 해방시키는 마르크시즘 비판과 그 해방을 완결시키는 불교도의 비판 사이에는 아무런 대립이나 모순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동일한 과업을 상이한 수준에서 각각 행하고 있을 뿐이다. 세계는 인간없이 시작되었고, 또 인간없이 끝날 것이다."

 

반사실적 관념들과 눈에 현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추상(개념)적인 것 -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 - 들은 '발견'되는 것일까, 아님 '규정'되는 것일까? 이를 테면, 뉴튼이나 아인슈타인이 중력의 힘에 대해 언급한 것은 어떤 경우일까?

 

중력이 이러하다는 것은 발견인가, 규정인가? 중력의 작용(법칙)이란 게 인간의 지력에 의해 발견 내지 규정되기 전부터 존재했던 힘인데(선험적으로 실재적으로 작용했던 힘인데), 중력이 발견되고 규정된 것은 중력이 선험적인 동시에 필연적인 힘이기에 그런 것일까?

 

굳이 서술하자면, 중력은 우선(직관)적으로 발견되고 차후 규정(분석)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중력은 선험적이고 필연적인 것(힘)으로 간주할 수 있을까? 언어분석적으로 중력이 선험적이라면 규정(규약)할 수 있는 힘이고, 필연적이라면 규정할 수 없는 힘일까?

 

https://youtu.be/JG5o9XXr9FM

 

우리에게 이름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가 자녀에게 지어준 것이기에 필연적인 건가. 사람은 스스로 내 이름을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근데 요즘엔 김명신이 김건희로 개명하기도 한다. 그럼 반드시 필연성을 띤다고 볼 수도 없다.

 

예전에 촌스런 이름들이 많았던 것 같다. 특히 '자'자로 끝나는 여자 이름들이 많았는데, 내가 아는 바로 '자'가 일본 이름으로 '코(꼬)'라고 한다. 피천득 수필의 '인연'의  아사'꼬(코)'는 아마도 한국식 이름으로 하면, '**자'일 거다.

 

우옛든 우리 엄니의 이름도 친절한 금자 씨! 금자이다. 순자, 숙자, 영자, 춘자, 점자, 점순, 점숙 같이 촌스런 이름으로 이제 짓지 않는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단어)들은 그것이 지칭하고 있는 의미를 엄격한 논리적 방식이 아니라, 연상(지시)적인 방식으로 결합시킨다. 즉 하나의 단어가 지시하는 대상(사건)을 단순하면서도 내용상 분명하게 진술할 수 있는 정의로 포괄하는 것은 전적으로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언어는 대상을 즉물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유비적으로 지시에 의해서만 서술되는 수단(도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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