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하면 신인선수에게 기회를 잘 주지 않는 다저스인데 올 시즌에는 개막전부터 아웃맨, 바르가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했고, 시즌 중에는 스톤, 밀러, 쉬핸 등 투수들에게도 로테이션의 공백을 틈타 기회를 주면서 작년 시즌 탑급 유망주들을 전부 끌어다 쓰고 있다. 물론 모두가 성공하면 정말이지 최고의 시나리오가 쓰였겠지만 바르가스와 스톤은 충분한 기회를 받았음에도 실패했고, 페피오는 작년의 부진을 딛고 올 시즌 기회를 잘 살리면서 2승 1패, ERA 2.00으로 굉장히 선전하고 있지만 시즌 초에 부상으로 인해 기회를 받지 못한게 아쉬울 따름이다.
결국 현재까지 제 몫을 하면서 살아남은 신인들은 제임스 아웃맨과 바비 밀러라고 볼 수 있겠다. 오늘 경기에서 아웃맨은 20호 홈런을 때려내면서 작년 시즌의 돌풍이 결코 플루크가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다저스 선수의 신인시즌 20홈런은 놀랍게도 아웃맨이 10번째다. 2000년대에 작 피더슨(2015년), 코리 시거(2016년), 코디 벨린저(2017년)가 20홈런 이상을 쏘아올리면서 다저스에서 신인 20홈런이 매년 나오니 역사적으로 20홈런 신인의 숫자가 많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덤으로 이 10명의 신인들 중 가장 도루를 많이 한 선수로도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다저스 역대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신인
1928년: 델 비소네트
1929년: 쟈니 프레데릭
1960년: 프랭크 하워드
1983년: 그렉 브록
1992년: 에릭 캐로스
1993년: 마이크 피아자
2015년: 작 피더슨
2016년: 코리 시거
2017년: 코디 벨린저(도루 10개)
2023년: 제임스 아웃맨(현재 도루 15개)
하지만 바비 밀러의 10승은 더욱 무게가 있는 기록으로 보여진다. 단순하게 다저스 신인 10승은 2016년 마에다 켄타가 오늘 이전 가장 최근기록이었다. 그리고 그 전에는 류현진(2013년), 이시이 카즈히사(2002년), 노모 히데오(1995)로 전부 아시아인 투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즉 1970년대 이후 최근까지 다저스의 신인 10승은 모두 해외 1부리그에서 선발로 뛰던 "신인이 아닌 신인"이 10승을 한 것이기 때문에 순수 신인이라 보기에는 좀 고개가 갸웃거린다. 1부리그에 처음 데뷔한 신인자격으로 밀러 이전에 10승을 달성한 선수는 현재 다저스 구단 역대 다승 1위, 돈 서튼(1966)이었다. 즉, 바비 밀러는 돈 서튼에 이어 무려 57년만에 신인자격으로 10승을 달성한 미국출생 다저스 선발투수가 된 것이다. 돈 서튼의 신인 10승 기록도 조 헤이튼과 행크 베어먼(1946) 이후 20년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다저스 역대 10승을 달성한 신인
1884년: 아도니스 테리, 샘 킴버
1888년: 미키 휴즈
1892년: 브릭야드 케네디
1896년: 할리 페인
1897년: 잭 던
1898년: 조 이거
1903년: 헨리 슈미트, 오스카 존스
1906년: 짐 패스토리우스
1907년: 냅 럭커
1930년: 레이 펠프스
1938년: 탓 프레스넬
1945년: 빅 롬바르디
1946년: 조 헤이튼, 행크 베어먼
1966년: 돈 서튼
1995년: 노모 히데오
2002년: 이시이 카즈히사
2013년: 류현진
2016년: 마에다 켄타
2023년: 바비 밀러
오늘 경기에서도 밀러는 구위로 초반을 잘 찍어눌렀으나 후반에 털리는 모습을 보이며 5.2이닝 3실점을 허용하며 이닝 중간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거기에 다섯경기 연속 피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자들의 노림수에 잘 걸리는 느낌이다. 이번 시즌 이후 겨울훈련 등을 통해서 문제점을 손보면 내년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물론 1선발로서의 위용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댓글 7
댓글쓰기아닛 아웃맨! ㅎㅎ
신인이 시즌 10승 어려운 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