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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5.10.0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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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22906797

테오스카가 역전 홈런을 친 것을 두고 뭐라뭐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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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는 7회초 테오스카가 홈런을 칠 때 파헤스가 오른팔을 들어서 테오스카에게 "패스트볼을 던질 것"이라는 사인을 줬다고 한다. 모 블로그에서는 "끄덕끄덕"이라는 표현도 있고 말이다(물론 해당 블로거가 이걸 정말 했다고 해당 표현을 쓴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Funny를 위해서 넣었다고 본다).

오늘 다저스 대 필리스의 7회초 장면은 그야말로 승부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무사 1, 2루라는 절호의 득점찬스를 오타니-베츠-테오스카라는 핵심타선이 이어받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세 명이 무득점으로 물러나게 된다면 다저스는 승리할 확률이 매우 떨어졌을 상황임이 분명했다.

이 논란의 중심주제는 "파헤스가 사인을 훔쳤냐"라는 것이다. 물론 이 건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거하게 해먹던 방식이 아니다. 그건 구단 자체가 개입해서 일어난 것이고 오늘 논란은 파헤스가 2루 위치에서 자기 앞 마운드 위에 있는 투수의 포심 그립을 보고 타석의 타자에게 구종을 어떤 방식이든 알려준 것이다.

그럼 상황을 보자. 파헤스가 2루로 나간 상황에서는 투수가 우완에서 좌완으로 바뀌었고, 다음 타석은 다저스의 핵심 중 핵심 타자인 오타니의 차례였다.

당신이 한번 파헤스가 되어 생각해보자.

'내가 누구에게 구종을 미리 전달해주는게 우리 팀에 가장 이득이 될까?'

그렇다면 답이 딱 나온다. 파헤스는 포심이 날아온다는 것을 오타니에게 바로 알려줬어야 했다. 가뜩이나 스트람의 포심 구속이 특출나진 않기 때문에 오타니가 신체반응만으로 충분히 포심을 공략할 수 있으니까 가장 홈런확률이 높은 오타니에게 포심 정보를 주는 것이 팀에 가장 이득이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파헤스가 들었다는 "오른팔"은 오타니 타석에서 들었어야 했다.

오타니 타석에서 스트람은 네 개의 공 중 세 개를 포심을 던졌지만 파헤스는 팔을 들지 않았다. 혹여나 본인이 바로 사인을 훔치고 있다는걸 들키지 않기 위해서 오타니 타석을 버린 것일까?

베츠에게 스트람은 4개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그럼에도 파헤스는 팔을 들지 않았다. 스트람이 매 투구 시마다 2루를 쳐다보면서 주자를 견제하고 있으니 구종 정보를 주지 못하는 것일까?

테오스카의 타석이 돌아와서 스트람이 공을 던지려고 하니 파헤스가 갑자기 오른팔을 들었다. 그러고 테오스카는...

... 해당 공이 볼로 들어옴을 파악하고 방망이를 내지 않았다.

해당 공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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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테오스카에게 던진 첫 공부터 파헤스가 오른팔을 들었다는 증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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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커터"였다.

그 뒤에 파헤스는 스트람이 투구하기 전에 다시 오른팔을 들었고, 스트람은 포심을 한가운데 던졌고 테오스카는 바로 홈런을 때려냈다.

자, 파헤스와 테오스카가 파헤스가 2루로 나가있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 테오스카에게 구종을 알려주겠다고 모의했다고 치자. 이 상황이 얼마나 나올 것 같은가?

테오스카는 오늘 좌완선발을 상대하기 때문에 3번으로 앞당겨서 배치되었고 파헤스는 8번타순이었다. 둘 사이에 9번, 1번, 2번타자 총 세 명이 있는 상황이고 파헤스는 모의한 것을 실행하기 위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반드시 2루로 진루해야 한다. 그런데 타자가 안타를 치는게 자기 마음대로 치는 것인가? 그게 가능했으면 애초에 선발 산체스가 나왔을 때에 안타를 치고 나갔어야지.

산체스의 공이 워낙 위력이 있으니 일부러 구위가 약해보이는 로버트슨을 고른 것일까? 로버트슨의 커터 구속평균은 92마일이라 할 지라도 평균 회전수는 2,600회가 넘는다. 이 공이 그렇게 치기 쉬웠으면 로버트슨이 재작년까지 마무리를 맡았겠는가?

그래, 어떻게든 파헤스가 이 로버트슨의 공을 치고 안타로 1루에 나갔다고 치자. 그런데 모의 실행을 위해서는 2루로 나갔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럼 윌 스미스가 어떻게든 출루해주길 기도해야 하나? 본인 능력으로 2루에 도달하고 싶으면 도루를 했어야지. 그런데 어찌저찌해서 스미스가 몸맞는공으로 출루에 성공해 2루로 도달했다. 그럼 파헤스가 팀을 위한 구종전달에 바로 돌입할 수 있나?

스트람이 바보인가? 매 투구 전마다 2루 주자를 견제하는 눈치 안보이나? 스트람은 본인이 공을 던지기 전까지 2루 주자를 계속 쳐다보고 있다. 그런데 파헤스가 쳐다보는 중에 대놓고 오른팔을 드는 모습을 위 스크린샷을 보면 바로 볼 수 있다. 이걸 스트람이 의식했으면 잰슨이 했던 것처럼 고의보크를 저질러서 파헤스를 3루로 보내던가 했어야지. 그렇게 하면 스미스가 구종을 전달할 것이니까 안된다고?

의심병도 적당히 들자. 투수가 2루에 주자 있는 상황을 한두번 겪는 줄 아나? 게다가 파헤스가 처음 2루로 진루했을 때에는 테오스카보다 타율이 더 높고 장타율마저 높은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설 때였다. 투수가 보는데도 대놓고 오른팔을 들 파헤스였으면 왜 오타니 타석에서 오른팔을 안들었을까? 그걸 굳이 2아웃을 먹고 나서 테오스카에게 신호를 줬다고? 그 전에 병살을 한 번이라도 당했으면 테오스카 타석이 오기 전에 끝날 계획이었다. 실행할 상황조차 만들기 어려운 모의를 둘이서 짜고쳤다고?

심지어 테오스카는 파헤스가 팔을 들었을 때에 끄덕거리지도 않았다.

백 번 양보해서 파헤스가 정말 구종을 훔쳐서 타자에게 전달했다고 치자. 그럼 그게 주자의 잘못인가? 스트람의 글러브 안 상황은 파헤스가 서 있는 데에서는 훤히 다 보인다. 2루 주자가 자기 그립을 본다고 생각했으면 가려야지. 그런데 스트람은 단 한 번도 가릴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본인 스스로가 그 리스크를 감당할 생각이었다고 본다. 그러니 던지기 바로 직전까지 2루 주자를 견제했던 것이고. 스트람이 당했으니까 바보라는게 아니다. 던지는 찰나에 구종에다가 날아오는 궤적까지 어떻게 다 알려주나. 쓰레기통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내가 볼 때에 필리스의 승리만을 바라는 필리스 찐팬들은 이런 의혹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본다. 어느 팀이던 상관없이 상대하는 다저스가 지기를 바라는 사람들, 소위 "다저스까"들이 이런 헛소리를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왜, e스포츠에서도 "페까"들이 페이커 하나 조롱하기 위해서 비디디도 끌고 오고, 쵸비도 끌고 오고, 쇼메이커도 끌고 오지 않는가.

너네가 다저스에게 뭐 돈이라도 뜯겼냐? 사설도박을 했다가 돈이라도 잃었나? 어디서 다저스 선수들이나 구단 관계자들에게 쳐맞았나? 어디서 너네들의 등신같은 다저스까 논리로 파헤스가 구종을 훔쳤다는 이야기를 함부로 하는가? 자기네들은 "합리적 의심"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합리적 의심을 이야기하려면 제대로 된 논거를 대야 한다. 파헤스가 안 들던 팔을 들었다고 그게 구종훔치기가 되는 것인가? 하기야 평소에 머리에 논리라는 게 없으니 합리적 의심을 할 수도 없겠지. 본인들은 자기들이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착각하겠지만.

LA다저스, 아스날 팬입니다.

여성우월주의자들이 전부 멸망해도 민주진영에 아무런 피해도 없거니와 이 지구의 평화에 유익이 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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