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는 상당시간 동안에 "팀보다 선수가 위대한 대표적인 종목"으로 여겨져왔다. 짧은 선수생명으로 인해서 구단들이 장기계약을 꺼리는 풍조 속에서 1년마다 팀의 대부분 구성원들이 뒤섞이면서 재편되는 과정은 기성 구단스포츠를 보는 사람들 눈에는 신기하게 보였을 것이다. 무슨 하루가 지나면 팀 전체가 바뀌는 것 같냐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e스포츠에는 선수에게 팬심을 느끼는 팬들이 절대적으로 많았고, 선수가 이적하는 팀을 어쩔 수 없이 응원하게 되는 현상이 지속해서 있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는 구단 이름을 걸고 뭔가 마케팅을 하기가 참 쉽지 않았다. 차라리 스타선수가 있으면 그 선수의 이름을 내걸고 굿즈라도 팔지, 스타선수가 없는 팀은 팬덤 자체가 약하기 때문에 팬을 상대로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적자운영인데 수입구조마저 빈약한, "밑빠진 물독"이라는 것이다.
그런 e스포츠에 모처럼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구단들이 자기네 소속 선수들을 상대로 "장기계약"을 맺기 시작했다. 끽해야 2년 계약이면 길게 줬다고 평가받던게 그리 예전도 아니었는데 이제는 구단마다 "3년 계약" 선수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페이커는 이미 두 번의 3년계약을 받으면서 T1의 상징이 되었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제오페구케"라는 라인업이 3년차에 보여준 호흡과 단결력을 본 구단에서 다른 "이점"을 보게 되었으니 바로 "구단팬들의 충성심"이었다. 익숙한 멤버들이 좋은 성적을 찍으면서 팬들에게 인정받으니 구단의 굿즈 수입이 날로날로 늘고 있다는 점을 타 구단들이 본 것이다.
T1 다음으로 3년 계약을 성사시킨 구단은 디플러스 기아였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쇼메이커와 2024년 시즌부터 시작하는 3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쇼메이커가 종신을 선언한 디플러스 기아는 성골 유망주인 루시드, KT 선수였던 에이밍과 2년 계약을 맺으면서 로스터를 오래 유지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정했다. 단년계약으로 팀에 왔던 킹겐과 1년 재계약을 했던 켈린이 부진의 대가로 팀과 결별했으나 탑은 이미 또다른 성골 유망주인 시우가 쇼메이커처럼 3년 계약을 맺으면서 쇼메이커의 뒤를 이을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로 내정한 상태다.
그 다음 주자는 KT로 프랜차이즈 유망주인 퍼펙트와 3년 계약을 맺고 1군에 데뷔시켰고, 올해에는 다시 돌아온 정글러 커즈와 3년 계약을 맺으면서 2년 재계약으로 잔류한 비디디와 함께 앞으로 2026년까지 KT의 상체를 책임질 선수들 구성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젠지도 장기적 팀 빌딩 물결에 합류했다. 기존에 있던 모든 선수들과 코치진을 FA로 내보내긴 했지만 결국 루머처럼 기인-캐니언-쵸비와는 재계약, 중국 징동에서 뛰던 룰러를 다시 복귀시켰고 BNK 피어엑스에서 FA매물로 나온 서포터 듀로와 계약하는데 성공했다. 놀라운 점은 이 중 쵸비와 룰러에게 3년 계약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몸값이 높기로는 페이커 제외하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이 둘이 젠지로부터 3년 계약을 받았다는 것은 앞으로 3년간 젠지는 이 둘의 힘으로 내년은 우승을 노리고 앞으로도 중장기적으로 유망주도 챙기면서 꾸준히 포스트시즌을 가는 체급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다만 2023년~2024년 쓰리핏의 주역 중 한 명이었던 프랜차이즈 유망주 페이즈를 떠나보낸 결정이 후에 어떻게 돌아올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렇게 e스포츠 구단들이 이제는 3년 계약을 구단의 중추역할을 맡아줄 선수들에게 제시했다는 것은 구단운영을 1년 장사로 볼 게 아니라 조금 더 장기적 안목으로, 구단의 팬들을 결속시키면서 마케팅적으로 안정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변화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e스포츠의 행보에 있어서 분명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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