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글
인기글
정치인기글
유머게시판
자유게시판
정치/시사
라이프
19이상만
EastSideStory

이동형 "대선패배 인정하고, 분열 끝내야 진보의 미래 있다" - 에브리뉴스 EveryNews

 

 

[에브리뉴스=이광명 기자] 대선이 끝나고 한 달여가 지났다. 그러나 여전히 진보파 일부에서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선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하는 등 소위 ‘멘붕’ 상태를 겪고 있다. 이들을 달래고자 나선 사람이 있으니, 이름하여 ‘이 작가’. 200만이 듣는 팟캐스트 ‘이 박사와 이 작가의 이이제이’ 활동과 세 권의 저작 활동을 통해 속 시원히 48%가 하고 싶은 얘기를 대신해 주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정치를 한국에서 배우지 않았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동안 그곳에서 제 삼자의 눈으로 본 한국의 정치현실에 대해 공부했고, 나름 객관적인 시각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그냥 한 번 해보자 해서 시작한 팟캐스트가 대박이 나고, 남한테 알려주면 좋을 것 같아 써본 책까지 잘 팔리면서 어쩌다보니 진보세력의 대변인이 돼버렸다는 이동형 작가. 그래도 ‘나꼼수’의 아류라는 말을 들을 땐 살짝 발끈하기도 하는 나름 ‘사명의식’이 투철한 그다. 이에 <에브리뉴스>는 이동형 작가를 만나 진보진영이 생각하는 박근혜 정부 5년은 어떤지에 대해 한 수 듣고 돌아왔다.

 

- 대선이 끝나고 한 달여가 지났다. 결과는 어떻게 보고 있나.

 

▲ 전에 비해 세대 간 대결이 강화되긴 했지만 결국 지역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선거와 같은 대통령 직선제가 87년부터 시작됐는데, 18대 대선은 87년, 92년 선거와 비교해 보면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들만큼 같은 패턴이었다. 야권이 서울과 호남을 제외하고는 다 졌다. 97년에는 이인제 변수가 작용을 했고, 2002년에는 노풍, 충청권의 세종시, 정몽준 등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야권끼리 뭉쳐서 1:1 싸움을 했다고 본다. 앞으로도 진보보다 보수세력이 많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깔고 가야한다. 여전한 지역주의, 젊은층의 투표율이 나이든 사람들에 비해 낮았다는 점 등이 여권이 승리하고, 야권이 패배한 원인이었다.

 

- 민주당 내에서는 대선 패배 원인과 관련해 ‘친노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 친노 책임론이 자꾸 불거지는 것은 대선패배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하기 때문이다. 친노가 앞장서서 총선과 대선에서 졌으니 책임지라는 건데 그렇게 따지면 이는 국민들의 책임이라고 볼 수도 있는 거다. 총선이나 대선에서 친노가 앞설 수 있도록 해준 것이 국민들 아닌가. 당원 대위원 투표에서는 밀렸지만, 국민들의 모바일 투표로 친노가 지지를 얻었다.

또 한편으로는 친노라는 프레임을 누가 만들었느냐를 생각해봐야 한다. 여권에서 만든 것이다. 이번 선거만 해도 전 정권에 대한 심판이 돼야 하는데 전전 정권의 심판이 되지 않았나. 야권이 거기에 같이 매몰돼 버렸다.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 어쨌든 여권에서는 친노를 무너뜨려야 앞으로 자신들이 정치를 편하게 한다. 경북은 어쩔 수 없었지만 경남의 경우 40%에 가까운 표를 야권이 가지고 왔다. 그 표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 친노다. 문성근, 김정길, 문재인 등 이 사람들만 빼버리면 평생 여당이 해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거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은 호남당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민주당에서도 이것을 알고는 있을 것이다. 반노, 비노들이 어떤 선거를 하더라도 친노를 이길 수 없으니까 당권을 잡기위해 그러는 것이다. 그래야 공천권도, 당비도 마음대로 쓸 수 있지 않나. 꼭 국민들을 위해 정치를 하는 건 아니니까.

 

- 국민들은 ‘친노 책임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나.

 

▲ 실제로 정치에 관심이 있는 일반 국민들의 경우, 친노의 책임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안철수가 나갔다면 야권이 승리했을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건 그냥 야권을 싫어하는 사람들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고. 그 사람들은 김대중, 노무현의 뒤를 잇는 것이 문재인이라고 생각해 무조건 문재인을 싫어했다. 따라서 안철수가 나서면 그런 색깔을 뺄 수 있다는 기대를 걸었던 것뿐이다.

 

- 어쨌든 문재인 전 후보가 대선에 실패하며 진보세력에 소위 '멘붕' 사태가 왔다.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 당연하다. 진보 측에서도 이번 선거는 잘하면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2007년 대선 때는 무조건 이명박이 된다였고. 이번 만큼은 여론조사가 진행되며 '황금의 교차점'에 다가가고 있었고, 일부 외국 언론도 문재인 당선을 예상했다. 야권 내에서는 투표율이 73%만 나와도 정권이 바뀔 거라고 믿었는데 75%의 투표율이 나왔다. 투표 당일 3시~4시만 해도 축제분위기였다. 그런데 방송삼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이게 아닌데라고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다. 결국 개표가 진행되며 ‘멘붕’이 왔던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인정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다. 앞으로 보궐선거도 남아 있고,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 그래도 야권 지지자들은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었는지, 부정투표 의혹까지 불거지며 가라앉지 않고 있다.

 

▲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사실 제대로 치러진 선거도 아니었다. 여권에서 언론을 다 장악하고 있었고, 관권선거의 행태도 보였다. 선관위부터 시작해 여당에 유리한 쪽으로 선거가 치러졌다. 그렇지만 몰랐던 것도 아니고, 수개표는 아무리 다시 해봤자 몇 천표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바뀔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만일 수개표를 해서 안 바뀌면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 결국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평소 박근혜 당선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었나.

 

▲ 솔직히 자질론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 분이 지금까지 보여준 게 별로 없다. 갑자기 정치권에 들어와 아버지, 어머니 후광으로 여기까지 왔다. 국민들이 열광하는 이유도 박근혜 당선인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옛날 향수 때문이다. 토론회 같은 경우만 봐도 그렇지 않았나. 염려는 되지만 기대는 해야 한다. 어쨌든 5년간 이 나라를 이끌어갈 사람인데 무조건 안 된다고 반대하면 나라를 위해 좋지 않다.

 

- 박 당선인의 주변 인물들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해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나.

 

▲ 그의 주변인물들이란 지금껏 기득권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세력들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와 정책 기조가 별반 달라지지 않으리라 본다. 다만 이명박 대통령이 워낙 욕을 많이 얻어먹어서 노골적으로 같은 정책을 따라가지는 않겠지만, 확연히 다른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복지공약만 해도 벌써부터 시작도 안 해놓고 못한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나. 그래도 뭐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과거사 문제도 시원하게 해소가 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 과거사 문제에 관련해서는 대통령되기 전에 했던 사과가 표 얻으려고 한 최고치다. 앞으로도 절대 안 할 것이다. 원래는 이런 문제들이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다뤄져야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당시만 해도 옛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특집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내보내고 그랬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부터 이승만을 미화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더니, 이번에는 생뚱맞게 김현희(1987년 11월 29일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해 115명을 살해한 죄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1990년 노태우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가 MBC의 프로그램에 나와 대담을 하고 그러더라.

과거사에 대해 아예 다룰 수 없어질 가능성도 있고, 뉴라이트 등이 교과서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게 가장 걱정이다. 앞으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유권자가 될 텐데 도대체 어떤 역사를 배워서 올지 생각하면 앞날이 캄캄하다. 대부분 쉽게 접할 수 있는 눈에 띄는 매체를 통해 역사를 알아갈 텐데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하고 있지 않으니 말이다.

 

- 문재인 전 후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사실상 대선 당시에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대선이 끝나자 '아까운 인물'이라는 평도 나오는 것 같다.

 

▲ 그 사람의 살아온 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대학시절엔 학생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가기도 했고, 후에는 인권변호사가 됐다. 인품도 좋고. 또 아무래도 졌으니까 동정론이 나오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날 위한 삶`을 살지는 않았던 사람이다. 이번 선거만 해도 나오지 않으려 했으나 워낙 강력한 요구가 있으니 자기를 버리고 나선 것이다. 참여정부 비서실장을 했을 때도 한 번 안 하겠다고 나왔다가 노무현이 어려워지니 다시 갔던 것 아닌가. 이렇게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몇 번씩 보여줬다. 박 당선인과 대비되는 지점이 여기라고 보는데, 박 당선인은 철저히 자신을 위해 살아온 사람이다.

 

- 대선에서 패배하긴 했으나 여전히 문 전 후보가 어떠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국민들이 있다.

 

▲ 개인적인 생각은 여기서 그만뒀으면 하는 마음이다. 문재인이란 사람이 계속 남아 있으면 야권은 계속해서 분열하고 싸운다. 옛날 DJ나 YS처럼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무조건 날 따라와라 하는 스타일도 아니기 때문에 분란이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다음 정권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불출마 선언을 하고 국회의원직만 유지를 하는 식으로 선을 그어줄 필요가 있다. 다음 총선이나 대선을 위해 밀알이 되는 것이다. 여전히 문재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 사람들을 다 모아 다음 정권에 넘겨주는 다리역할을 해야 한다. 5년 후 안철수가 나오든 누가 나오든 통합이란 말은 또다시 나올 것이고, 문재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의 한 마디로 움직일 수 있지 않나. 문재인을 위해서도 야권을 위해서도 그런 역할이 좋으리라 본다.

 

- 안철수 전 후보의 행보도 주시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예측하기 힘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지만 신당창당설도 흘러나오고 있고, 여전히 영향력은 있다.

 

▲ 제가 가장 모를 사람이 안철수란 인물이다. 가늠이 안 된다. 선거 당일에 미국을 간 것도 그렇고, 마지막에 TV에 한 번 쯤은 나와 줄 수도 있었는데 그마저 안했던 것도 그렇고, 도와주려면 좀 확실히 도와줬으면 했는데 아무튼 아쉬운 점이 많다.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들을 위해서라도 대선 후 남아 무엇이든 해야 했다. 책임정치를 따졌을 때 이런 행태는 분명 문제가 있다. 그래도 후보를 양보한 사람이니 아쉬운 점만 이야기 할 수는 없고, 앞으로 개인으로 움직이든 신당창당이 됐든 정치는 계속 할 것으로 보인다. 신당은 민주당 내에서나 안철수 캠프에 있던 사람들이 원해야 가능하겠고, 또 세력을 키워 먹고 살려고 하는 사람들의 유혹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볼 문제다. 만일 안철수가 신당을 만든다면 민주당은 또 갈라지게 될 것이다. 물론 이건 정말 안철수가 돌아와야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웃음)

 

- 일각에서는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의 회동과 관련해, 둘이 힘을 모을 가능성에 대한 얘기도 나오던데.

 

▲ 그건 덩치만 키우는 일이다. 문재인을 지지했던 사람은 손학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안철수가 그런 인물과 손을 잡는다면 절대 좋게 볼 리 없다. 해서는 안 될 짓이다.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명박 정부가 막을 내린다. 어떻게 평가하나.

 

▲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업적은 언론을 장악했다는 것이다. 만일 언론을 장악하지 못했다면 지금쯤 가루가 되어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 돼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방송삼사를 포함해 조·중·동까지 아무도 이명박을 비판하지 않는다. 옛날에는 방송삼사가 조중동에 비해서는 약간 진보성향이 있었다. 그나마 균형이 맞았는데 지금은 방송삼사를 비롯해 신문에 종편까지 다 우회전을 했다. 비판세력이 없어진 것이다. 그나마 팟캐스트 등에서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몇 백만이 듣는 방송이라고 해도 역시 한계가 있다. 아무리 ‘다까기 마사오(박정희 전 대통령이 군관시절 스스로 창씨 개명한 이름)’를 떠들어 봤자 공중파에 나와 이정희가 한 번 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지 않나.

지금 이명박 정부에 대해 조용한 이유가 언론을 쥐고 있어서 그렇다. 아니면 엄청나게 저평가 되었을 것이다. 아니 따로 평가를 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못했다. 잃어버린 10년을 비판하며 정권을 잡았는데, '747 공약(7% 경제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도 실패해놓고 핑계는 항상 세계경제가 안 좋아서, 전 정부가 어떻게 해놔서 그랬다는 식이다. 게다가 국민들로 하여금 비판하기를 두려워하게 만들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는 동안에는 대통령 욕하고 정부 욕하고 그러는 것이 자유롭고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지금은 '너 그러면 큰일 나나는 것 아니야?' 이게 일상이 됐다. 신 공안정국을 만든 것이다. 민주주의도 못하고, 경제도 못하고, 복지도 못하고, 환경조차 4대강으로 다 망쳐 놨다. 제대로 한 것이 하나도 없다. 단 한 가지 있다면 대기업의 배를 불려준 것. 이들만은 이명박 정부 들어 사상최대의 수익을 올렸으니까.

 

-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에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은 있으리라 생각하나.

 

▲ 분명히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초기에는 인기가 있더라도 가면 갈수록 인기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때 가장 좋은 방법이 전임 정권을 잡는 것이다. 분명히 그런 일이 있으리라고 본다. 다만 이명박 정부 들어 불거진 문제 중 하나가 측근 비리인데, 이것은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고 본다. 대통령이 강력한 권한을 갖는 우리나라에서는 측근 비리가 없을 수가 없다. 대통령 측근에게만 잘 보이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측근 비리를 없애려면 대통령제를 없애는 수밖에 없다. 박근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박지만이라든지, 왕비서 등이 옆에 있지 않나. 어쨌든 박근혜 인기가 떨어지면 검찰을 이용해 전임 정권인 이명박을 흔들 가능성이 높다.

 

-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 출범과 관련해서도 말이 많다. 밀실 인선부터, 깜깜이 인수위까지.

 

▲ 사실 인수위는 박 당선인이 알아서 할 문제이긴 하다. 누구를 뽑는다고 우리가 왈가왈부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며 가장 강조했던 것이 소통

과 통합이었다.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았다면 괜찮았겠지만 윤창중이란 대변인이 선임되며 소통과 통합은 사라져 버렸다. 48%나 되는 국민들의 가슴을 후벼 팠던 사람을 대변인에 앉힌 것이다. 소통 위원장에 앉힌 김경재씨만 해도 야권에서는 보기만 해도 화가 나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들을 전면에 배치시켜 어떻게 화합과 소통을 이야기할 수 있겠나. 호남 총리론이 거론됐던 것만 해도, 출신만 호남이라고 동서화합이 되나. 예를 들어 조국 교수 같은 경우 경상도 출신이더라도 48%가 좋아할 인물 아닌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밀실 인사 문제도 YS가 했던 것과 비슷하다. 왜 실패한 것을 따라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대변인 조차 모르게 인선을 하는 걸 보면 거기서조차 대화가 안 된다는 뜻인데 어떻게 국민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건지. 정부 출범 초기에는 밀월관계라고 해서 야당이나 시민단체나 언론이나 다 좋게 넘어가자는 분위기인데, 절대 안 된다는 사람을 계속 끌고 가는 모양새다. 문제를 지적하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런 독선적인 모습은 문제가 있다.

 

- 박근혜 정부의 향후 5년은 어떻게 내다보고 있나. 공약의 실효성 부분이라든지, 보완할 점 등에 대해 제시한 다면.

 

▲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본다. 그건 진보인사가 정권을 잡았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일단은 이명박 정부가 너무 못했기 때문에 다음 정부가 그 문제들을 고스란히 끌어안게 될 것이다. 지금은 잘 안보이지만 박근혜가 청와대로 들어가고 나면 보이리라 생각한다. 당장의 집값 하락과 관련된 하우스푸어 문제부터, 더 이상 고도성장은 없는 경제 상황에서 실업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등 풀어야할 숙제가 산재해 있다. 조금 우려스러운 부분은 일단은 되고 보자는 식으로 실효성 없는 공약들을 너무 많이 내질렀다는 것이다. 막상 따져보니 지킬 수 없을 것 같으니까 벌써부터 하네 마네 소리가 나오는 것이고.

제대로 하려면 세금을 많이 걷어야 하는데 이미 세금은 더 걷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 이 약속을 지키려면 저 약속을 깨야하는 식이 된 것이다. 따라서 지켜지는 공약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부자증세인데 박근혜를 밀어준 사람들이 부자들 아닌가. 부자증세는 힘들다. 그러니 담뱃값 올린다는 말이 나오고, 전기세 올려 간접세 비중을 높이려고 하는 것 아닌가. 서민들이 그런 개념을 잘 모르니 안타까울 뿐이다. 서민을 위한 정책을 할 수 없는 인물인데, 서민들이 자기들을 위해 일해 달라고 뽑아놓은 아이러니다. 서민들의 삶은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전체적인 경제정책 기조도 시장경제 중심의 혁신자유주의를 유지한다는 방침인데,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고 결론이 나지 않았나. 야권의 똑똑한 사람들에게 코치를 좀 받았으면 좋겠다. 대통령은 자기가 다 알아서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물론 DJ의 경우 직접 술값이 얼마냐고 일일이 전화를 하는 스타일이긴 했지만 그건 DJ라 가능했던 이야기고, 대통령이란 자리는 다 취합해서 판단만 하는 자리다. 그런 판단능력은 있으리라 본다.

 

- 그렇다면 국민들은 본인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 기업이 이명박 정부 하에서 많은 돈을 벌었다. 재투자를 해서 일자리를 늘려야 서민들도 먹고 산다. 일자리가 없으니 청년이고 은퇴자고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선진국의 창업시장은 몇 프로 되지 않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벌써 30% 가까이 된다. 창업시장에 뛰어들어 대기업을 이길 수 있느냐. 절대 이길 수 없다. 이건 다 죽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그러면 골목시장을 지켜주기 위해 박 당선인이 뭐라도 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기득권의 저항이 거셀 것이다. 박근혜를 대통령 만들어 준 것이 기득권인데 뿌리칠 수 있겠나. 측근이나 주변 인물들이 계속 그게 아니라고 하면 따라가게 마련이다. 국민과의 대화가 많이 필요한데 결국 그런 대화의 장이 마련되더라도 쇼에 지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러니 서민들은 자꾸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물론 여론을 자꾸 만들어 목소리를 내야하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서로서로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도 정규직이 조금 양보할 필요가 있고, 세대 간 갈등도 서로 이해를 해야 풀릴 여지가 있다. 또한 조금 더 배우고 더 가진 사람들이 베푸는 방법 외에는 없다. 결국 교과서적인 얘기 외엔 답이 없다는 얘기다.

 

- 그래도 대선결과만 놓고 봤을 땐 진보가 진일보 했다는 평이다.

 

▲ 세상은 조금씩 변해간다. 보수가 워낙 압도적으로 많고, 북한이란 존재가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더욱이 박정희, 전두환 시대를 거치며 사상교육까지 받지 않았나. 그 결과 종북, 빨갱이 등의 말도 여전히 난무한다. 그나마 예전에는 싸움도 안 될 정도였는데 그래도 이제는 한 번 해보자 정도는 됐다.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 팟캐스트 등의 진보 쪽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도 변화의 한 흐름인 것 같다. 노무현이 인터넷 때문에 대통령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나. 점차 균형을 찾아가는 것 같다.

 

- 민주당을 포함한 진보의 미래는 어떻게 보고 있나.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 사실상 민주당은 진보가 아니라 보수정당이다. 워낙 새누리당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으니 민주당이 진보가 돼버린 격인데, 진보보다는 반 새누리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웃음) 어쨌든 1950년부터 진보는 분열의 역사였다. 싸우다가 힘들면 뭉치고 하는 식이었다. 분명히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도 분열할 것이다. 하지만 계속 이런 식이면 진보의 미래는 없다. 서민들, 노동자들, 없이 사는 사람들이 다 같이 잘 살아보자는 것이 진보의 진짜 모습이다. 하물며 새누리당도 사이가 안 좋았던 사람들까지 따 끌어 모아 똘똘 뭉치지 않았나. 이렇게는 못할망정 민주당 내에서 마저 서로 욕하고 싸우는 모습이 여전한데 그렇게 되면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게 다 자기들 욕심 때문이다. 일단은 진보세력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들이 앞장서서 국민들의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 그러면 함부로 할 수가 없다. 현재 민주당에서 모바일 투표를 없애는 등 친노를 몰아내려는 움직임도 여론이 호락호락 하지 않으면 자기들의 뜻대로만 할 수 없을 것이다.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도 여론의 힘이 없었으면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 면에서 국민들의 역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 너무 앞서 나가는 이야기이지만, 혹 차기 대선후보로 주목하고 있는 사람은 있나.

 

▲ 없다. 다만 이런 생각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DJ와 YS가 물러난 이후로는 갑자기 떠오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에 당선이 됐다. 노무현, 이명박도 그랬고, 물론 당선은 되지 않았으나 문재인이나 안철수도 그런 인물이다. 일단 지금까지는 안철수가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 그러나 지난 대선과 같은 유야무야한 태도로는 힘들 것이다. 화장실 다녀오고 뒤 안 닦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또한 민주당에서는 완전히 정계 개편을 통해 또 다른 후보를 낼 수 도 있다고 보는데, 경상도 후보가 아니면 정권을 잡기는 힘들 것 같다. 듣기 껄끄러울 수도 있지만 정치지형 상 그것이 현실이다. 호남과 영남의 인구차가 워낙 크지 않나. 세상이 좀 바뀌어서 호남 후보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먼 이야기다. 김대중 같은 거목도 이인제라는 변수가 아니었으면 대통령이 될 수 없었다. 그것이 현 정치의 한계다.

 

- 향후 이 작가의 행보는 어떻게 되나. 팟캐스트 활동이나 저작 활동 계획은.

 

▲ 어떻게 보면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이 된 것이 다행스러운 면도 있다. (웃음) 할 말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팟캐스트 활동은 약간 지치는 감이 있긴 하지만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멈출 수는 없다. 계속 진행할 것 같고, 또 한 가지는 야권에서 만드는 대안방송과 이야기를 진행 중에 있다. 이미 야권 정치평론가로 찍혀버려서 공중파나 종편에서 부를 일은 없을 것 같다. (웃음) 따라서 대안 방송이 좀 잘돼서 국민들의 선택권이 다시 좀 생겼으면 좋겠다. 뉴스들이 대부분 보수 쪽으로 흘러간 상태 아닌가.

저작 활동과 관련해서는 '이박사와 이이제이'에서 노무현 특집을 했던 원고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참여정부와 노무현에 대한 장단을 짚어보는 것에 대해 구상 중이다. 아울러 정치과외 1교시에 이어 2교시를 통해 정치인들이 어떻게 정치적인 행동을 하는지, 그 행동 뒤에 무엇이 감춰져 있는지 세상에 설명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출처 : 에브리뉴스 EveryNews(http://www.everynews.co.kr)

모두가 기본소득~!

댓글 2

댓글쓰기
  • 2023.03.19 08:52
    베스트

    이작가♡♡

    음성지원도 되네요♡♡

  • 2023.03.19 12:58
    베스트

    존나 웃긴건 저때 분열로 골머리 썩던 것들이 

    지금 당을 분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