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UOh1alobgrI?si=W4kMG9X0ElIe5nh8
한병철 교수의 <폭력의 위상학>에서 발췌한 문장을 옮기자면..."초자아의 부정성은 자아의 자유를 제한한다. 반면 이상자아를 향한 자기 기획은 자유의 행위로 해석된다. 그러나 도달 불가능한 이상자아 앞에서 자아는 자기 자신을 결함이 많은 존재로, 낙오자로 인식하며 스스로에게 자책을 퍼붓는다. 현실의 자아와 이상자아 사이의 간극에서 자기공격성이 발생한다. 자아는 자기 자신을 투쟁의 대상으로 삼고, 자기 자신과 전쟁을 벌인다. 스스로 모든 타자의 강제에서 해방된 것으로 믿는 긍정성의 사회는 파괴적인 자기강제 속에 엮여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21세기의 주요 질병으로 떠오른 소진증후군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은 모두 자기공격적 특성을 나타낸다. 자아는 스스로에게 폭력을 가하고,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타자에게서 오는 폭력이 있었던 자리에 스스로 생성시킨 폭력이 들어선다. 이 폭력은 희생자가 스스로 자유롭다고 착각하는 까닭에 타자의 폭력보다 치명적이다."
초자아(는 사회적으로 외면화된 자아)의 부정성(은 한자어로 아마도 不正이 아니라 否定일 것이다. 독일어 원문은 모르겠지만)이 무엇으로 인해 비롯되고 어떻게 표출되는 지를 잘 서술했다.
덧붙여, 대개의 삶이 분열적이고 논리적이지 않은 이유는 행동(및 말)과 심리의 구조가 불일치하기 때문이다. 쉽게 풀이하면 언행의 불일치다. 이것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으로 풀이하면 겉으로 드러나는 말과 행동은 초자아(사회적으로 외면화된 도덕률)일 때가 다분하고, 내적 심리는 자아(는 초자아와 이드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실적 존재)와 이드(본성)일 때가 다분하다. 즉 겉과 속이 다르다는 말이다.
니체는 인간의 '선'과 '악'의 문제는 내재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말하는 자의 삶의 방식으로 드러난다고 주장한다..."우리들 내면의 짐승들은 기만당하기를 바라고 있다. 도덕이란 그 짐승들로부터 찢겨지지 않기 위한 궁여지책으로서의 거짓말이다." - 니체 -
한편, 아도르노와 푸코도 니체의 통찰에 긍정하는 면에서 인간이 만들어온 도덕에 대해 아래와 같이 일갈한다.
"도덕이란 허위 도덕으로 형성되었으며, 현재까지 매 단계에서 그러한 허위 도덕을 재생산하고 있다." - 아도르노 -
"우리가 도덕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 것은 그 시대가 요구하는 특권 기득권층의 권력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 푸코 -
우린 통상 보편(일반)적인 관점에서 도덕(과 윤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길 즐겨한다. 우리는 사회화(의 일원으로 외면화된 도덕률)의 원리로 초자아(Superego)를 형성하고 인생의 도덕적 측면에 강하게 영향을 받으며 생활한다. 초자아란 인간들이 바람직하게 여기는 생활태도(도덕률)이다. 초자아는 인간들이 바깥 세계에서 받아들인 외면화된 도덕률로 쾌락과 본능을 억제하고 도덕(이라는 관념)적인 면을 내면화시킨다.
우리들은 문명화된 개체화로 각자마다 사회화 과정을 겪는다. 그 사회화의 과정은 가정과 사회를 통해, 그리고 교육화 과정을 통해 겪게 되는 데 선악에 대한 관념을 받아들이게 되면서부터 그 사회가 요구하는 초자아를 형성하게 된다. 초자아는 인간의 선심이라는 양태로 우리의 행위가 사회규범에 어긋나지 않도록 언제나 외면을 감시한다.
반면 자아와 이드(ego & id)의 현실성은 언제나 자기보존의 원리로 초자아와 대립하기 마련인데 외면화된 초자아와 내면적 자아와 이드가 대립각을 세우거나 타협하지 않으면 정신분열과 신경증, 그리고 정신적 도착(倒錯)의 일반적 현상(언행불일치)이 만연하다.
인간에게 흔히 볼 수 있는 사회학적 질병을 소개하자면, 바로 '자기기만'이라는 질병이다. '자기기만'이라는 질병에 시달리지 않는 부류들이 대개 죄책감에 시달린다. 이 죄책감과 화해하거나 이겨내지 못 하면 끝끝내 자살로 이어진다.
니체가 이전 및 동시대에 가장 위대한 심리학자로 칭송했던 게 바로 도스토옙스키다. 니체도 도스토옙스키의 '악령'이라는 소설을 읽었기에 위와 같이 말했거나 도스처럼 똑같이 느꼈을 것이다. 니체는 그의 저작 곳곳에서 인간의 허위와 기만 등등. 그런 나약한 인간의 면모들을 심리적으로 송두리째 해부했던 철학자였다. 그래서 프로이트가 선배이고 같은 언어권인 니체를 애써 회피(언급하길 꺼려)했다. 자신이 공들인 정신과학이 니체로 인해 물거품이 될까봐 전전긍긍했던 것이다. 암튼 니체는 인간의 모든 심리만상의 배후(근거)를 낱낱이 파헤친 해부학자였다.
"인간이란 늘 남에게 속기보다 스스로 자신에게 거짓말을 시키고 싶어하는 (자기기만적) 존재지요. 그리고 물론 남의 거짓말에 속기보단 자신의 거짓말(자기기만)에 더욱 잘 속아 넘어가구요." - 도스토옙스키, <악령> - 중에 '조토르'의 대사.
인간은 자기기만적 요소가 강하지만, 그에 더하여 그것(자기기만)을 인정하고 잘잘못을 깨달아야 하는 데,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체계가 사실과 다르게 드러날 때 적개심을 품는다. 대부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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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쓰기순수한 자아(자기기만을 부정)라면 죽음에 직면해도 순응한다...https://itssa.co.kr/638273
잘못된 존재 , 내적 박해화 , 자기 무관심 , 자기 자신의 존재 의 허망함과 고갈 된 모습 , 파편화 된 자기 , 자기 파편화 , 자아 고갈 , 무가치감 , 자기 처벌 , 자기 파괴 , 처벌 환상 , 자살 생각 ,자살로의 함몰 , 죽음충동 , 자살욕구 , 죽음 환상 ,죽음소망 , 자기 소멸 , 자살 행동 , 치명적인 자살 시도 , 습득된 자살행동 능력 , 습득된 자해 능력 , 숙명적 자살 , 암살환상 , 사형집행인이라는 심리구조로 이어집니다.
잇모닝
즐거운 오후가 되시길ˆ!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