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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3.06.01 06:08
133
4
https://itssa.co.kr/4200181

https://youtu.be/v6boHOX8r60

 

본인의 습성을 볼 때, 내 정신과 몸 속에는 본능적으로 뭔가에 대해 끊임없이 인식하려는, 그런 중독성의 강한 인자가 들어 있는 것 같다. 무엇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고 그것에 도취하고 몰두하는, 문장에 대한 언어적 편집증세 내지 인식에 대한 결벽성이 강한 편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머리 속으로 이것저것에 대해 연상하거나, 완벽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인식적 표현에 몰두했다.

 

그러다 보니, 인식욕구에 시달리고 그럴 때마다 내 정신과 몸은 공황상태가 되곤 한다. 매번 이런 습성을 의식할 때마다, 전혜린이 언급한 글귀에 수긍하고 만다..."헤세의 데미안이 우리보다 진실한 것은 젊음과 인식욕구, 지식학의 심볼, 어린 시절 性에의 기피에 대한 섬세한 대변자, 관념 속으로의 도피, 자아 예찬, 그리고 죽음에 의한 승리" -

 

"부모들이여, 당신들은 나를 불행하게 했고 당신들도 불행하게 했다." - A . 랭보 -

 

"나는 이성과 행복을 찾았다고 믿었다. 나는 어두운 하늘과 창공을 분리시켰다. 그리고 나는 살았다. 나는 자연 그대로의 빛으로 돌아가 황금같은 불꽃이 되어 살고 있었다. 매우 성실한 일이었다. 나는 표현했었다. 가장 멍청하게..." - A . 랭보 -

 

 

극단적인 언어의 경험을 노래한 랭보와 말라르메는 현실에서 공허를 느꼈기 때문에 현실을 경멸하고 이상을 동경했다. 극단적 언어의 경험이 갖는 그 가능성이라는 자체가 이미 공허했기 때문이다. 말라르메와 랭보에게 '시인의 왕'으로 추앙받았던 보들레르 또한 그러했기에, 한 편의 완벽한 시를 쓰기 위해 십 년 동안 붙잡고서 지랄발광을 떠는 습성 때문에 끝내는 미쳐버리고 말았다. 인간의 모든 심리만상을 샅샅이 조명하려고 노력했던 철학자 니체마저도 미쳐버렸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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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1 07:52
    베스트

    언어라는 것은 도구일 뿐인데 한낱 도구로 본질을 완벽하게 표현하려는 게 어찌보면 당착이 아닐까요? 인식이란 것도 정신작용의 하나인데 언어로 그 모든걸 빈틈없이 표현하기에 적절한 도구는 아닌 것 같아요. ㅎㅎ 그럼에도 문장만큼 적절한 것도 없죠. 남이 볼 땐 모자랄 것 없는 그림도 정작 화가는 뭔가 부족해보여 괴로워하듯.. 문장도 그런것 같아요. 예술이란게 결국 본질을 표현하는 거고, 문장도 하나의 예술인거죠. 문장에의 집착도 예술가가 본질을 표현하기 위해 애쓰고 집착하고 괴로워하고 자신을 내모는 것과 같은거겠죠. . 그 문장이 어떤 내용이든.. 

  • 이지튀르 작성자
    2023.06.01 07:59
    베스트
    @F킬라칙칙🧨 그러네요, 킬칙 님의 통찰마따나^^;;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예술가 및 철학자 그리고 문학가들은 끝내 실패를 무릅쓴 자가당착의 화신이었던 거죠.ㅋ

    제가 이것에 대한 필썰은 나중에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을 다룰 때 부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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