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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원주 아카데미극장, 장기 진통 끝 철거된다...https://naver.me/FTkuskPU

 

원주 시장이 지난 지방 선거로 민주당에서 국힘당 시장으로 바뀌자마자 원주 시내는 온통 철거로 바쁘다. 지난 지방선거 때 철거업자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던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굳이 철거할 필요까지 없는 철로를 재생하여 자전거길도 만들지 않으면서 모든 걸 철거하는 비용으로 세금을 날리고 있다. 아무튼 원주시장 씨방새가 철거 업자들이 좋아할 일들만 진행하고 있다.

 

곧 철거될 아카데미 극장과 관련된 일화를 썰풀이 하자면 이렇다. 오래 전에 6촌 여동생 때문에 벨기웨(산 초콜렛이 유명하다나!) 초콜렛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어본 적이 있었다.

 

친가쪽 6촌 여동생의 해외 배낭여행 덕분에 말이다. 그 때가 말년(1995년 8월초 즈음) 병장 휴가를 나왔을 즈음이니까 한여름이었을 거다. 우리집이 내가 군시절 서울에서 원주로 이사가서 원주시 소초면 장양리에 살 때였다. 여차여차해서 말년 휴가를 맞이하여 원주 일산동에 사는 6촌 동갑내기 근주네를 방문했다. 당숙모가 맛있는 삼계탕을 해 주신 걸 맛나게 먹고 난 이후에 초콜렛을 디저트로 먹어보라고 하면서 건네셨다. 은주(근주 여동생)가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갖다 오면서 사온 초콜렛(벨기웨산)이라며 은근히 자랑하시며 건네주셨다.

 

오래 전이라 맛이 어땠는지 감흥은 없지만 시중에서 사먹던 초콜렛 맛보다 덜 달았지만 별반 차이는 없었지 싶었다. 그리고 셋이서 영화를 보러 갔다. 그 당시 원주에는 중앙시장 근처에 개봉(단관) 극장이 두 개 정도 있었지 싶다. 지금도 건물이 남아있는 아카데미 극장, 그리고 문화 극장은 오래 전에 철거되었다. 근데  영화를 보러 가는데, 은주는 문화 극장에서 하는 넬(조디 포스터 주연)을 극구 혼자 보겠단다. 동갑내기 근주와 나는 아카데미 극장에서 하는 성룡 주연의 영화(폴리스 스토리 아니면 썬더볼트)를 보기로 의견일치를 보았다. 근데 은주는 조디 포스터의 넬을 극구 보겠다고 고집을 부리면서 문화극장으로 향했다. 속으로 이화여대 독문과에 다닌다고 티내는 걸까 싶을 정도였다. 성룡 주연의 오락물 영화는 보지 않겠다는 투로 은주가 고집을 피웠다. 언니(근주)가 재밌는 성룡 영화를 같이 보자는 청을 거절한 채 말이다...그리고 성룡처럼 영화에 대한 열정과 오락물을 잘 만드는 영화인도 드물었는데 말이다...난 속으로 영화라면 내가 봐도 너(은주)보다 훨씬 많이 보았을 것이고 영화 얘기라면 은주의 입이 쏙 들어갈 정도로 얘기할 수 있다고 쏘아붙일 수 있었지만 그러려니했다.

 

그러고 시간이 흘러 2000년대 초반이지 싶었다. 근주네 가족이 명절을 맞이하여 횡성에 있는 우리집에 인사차 들렸다. 그때 은주도 함께 했다. 잠시 내 방을 방문한 은주는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유심히 살폈고, 발터 벤야민의 책들을 보더니만 내게 대뜸 이렇게 말했다..."오빤 발터 벤야민 같이 어려운 책도 읽냐면서?"...놀랍다는 눈치로 자긴 독문과였지만 벤야민의 책은 어려워서 못 읽겠다고 하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난 그저 미소만 지어보이고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읽었다면 발터 벤야민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잇고 싶었지만 벤야민의 책이 어려워 못 읽겠다는 데 무슨 말을 건넬까 싶었다.

 

또한 그때 함께 영화보러 가던 당시에, 그렇게 조디 포스터의 '넬'을 보겠다고 유난을 떨지만 않았어도 너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건넸을 텐데, 하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심지어, 은주야! 조디 포스터를 아직까지 좋아하냐면서, 그녀가 출연한 '택시 드라이버'를 봤냐고, 영화 얘기로 주눅 들게 만들고 싶었지만 꾹 참았지 싶었다^!^

 

https://youtu.be/w40cnLzyzcM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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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튀르 작성자
    2023.05.30 22:46
    베스트

    *원세컨드와 오마주...https://itssa.co.kr/1677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