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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이상만
EastSideStory
2023.05.0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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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3785336

4월 1일에 가게가 나갔다.

 

2017년에 이사오고 이 동네서 당연히 적응 잘하고 적당히 촌스럽게 적당히 게으르게 잘 먹고 잘 살줄 알았어.

 

대략 50년 살아오면서 내 멋대로 내 맘대로 살아왔던 안일함에 대한 처절한 댓가를 7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단 1분의 쉬는 시간도 없이 치른 느낌이야.

 

2015,2016년 연타로 암수술을 했을때도 나는 즐거웠다... 사십몇년을 게으르지만 꾸준히 일하고 길게 놀아 본적이 없어서 암보험료 받아서 치료고 지랄이고 대충하고 배낭싸서 동남아로 휙 갔거든.

 

1년에 일주일 가는거랑 아무 일정없이 걍 가서 실컷 먹고 실컷 자고 실컷 싸돌아다니다 오는 거랑 다르자나.

 

그렇게 잘 쉬고 울 엄마, 아픈 딸 끼고 있고 싶고 본인도 늙으니 외롭고 여차저차 이 동네서 팔자에도 없는 자영업자가 된거지.

 

자영업자는 돈버는 일에 집중해야 하는데 나는 그 재주는 없었어.

 

적당한 선에서 원가 낮추고 싫은 손님한테 티안내고 호불호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예의 그 대인배같은 얼굴로 돈 잘 세고 여유 넘치는 싸장님이어야 하는데 도저히 그게 안돼는거라....

 

노무현이 치가 떨리게 싫다는 새끼한테 그래 그럴 수 있다 조용필이라고 다 좋아하냐? 이랬다. 그랬더니 그 담에 와서는 교도소반대 스티커를  떼라네?

 

그 때는 눈깔이 휙 돌아서 니가 뭔데 나한테 저걸 떼라마라야? 어때데고 시킴질이야? 당장 꺼져! 돈 졸라많다고 자랑질하면서 김치찌짐 한 장에 막걸리 몇병 쳐먹고 가면서  밑반찬 더 달라고 귀찮게 해도 내가 대인배니까 봐줬다.

 

이 동네 한 줌 민주당당원들 삼삼오오 모여서 막걸리 마시면서 김광석노래, 노무현 동영상보면서 동지애를 느낄 뻔 했다.

근데 그것도 하루이틀이고 같은 편이라고 영업집에서 민폐끼치는 걸 당연히 여기는 같은편 개진상들을  몇년을 보니까 온갖 정신과약 퍼먹기 시작했다.

 

코로나때 쫄딱 말아먹고 나니까 오히려 속이 후련하더라.

 

그러고 식당차려서 근근히 먹고 살다가 도저히 이렇게는 못살겠는거라...

 

이제 자영업자 졸업한다.

 

수업료 많이 물었다.

 

이제 고물차에 좌판 하나 싣고 떠돌아 다닐란다.

 

맘 내키는 곳에 판때기 깔고 뭔가 꼼지락거리는 봉두난발 늙다리 여자사람 보면 난 줄 알어~!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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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03 12:52
    베스트

    토닥토닥 ㅇ ㅁㅇ 힘내셩!!!  

  • 2023.05.03 13:08
    베스트

    고생하셨어요.. 

    토닥토닥 토닥토닥 ~ 🥰💙💙

  • 2023.05.03 13:20
    베스트

    힘내이소 다 자기 체질에 맞는게 있는거라 억지로 하면 병나예 잘하셨어예

  • 2023.05.07 18:41
    베스트

    토닥토닥.힘내세요. 하기싫은걸 그만두는것도 용기가 필요하더라구요...  그만두지못해 억지로 지탱해나가는 분들도 응원해요. 이도저도 못하고있어서 슬프네요 😢

  • 2023.05.10 00:55
    베스트

    토닥토닥   귀신보다 사람이 무서워요  그래도  ...아니 그냥 

    응원할께요    님이 젤  소중합니다    

  • 2023.05.13 06:09
    베스트

    토닥토닥~ 님이 편하신게 제일이죠 응원할께요 

  • 2023.05.13 09:34
    베스트

    수업료 빡세게 지불하셨네요. 몸 건강하게 무탈하게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