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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10.0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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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6705213

저는 2년 전에 이직을 해서 그토록 원하던 정규직으로 입사를 했어요.

늘 계약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다가 정규직이 되면서 월급은 좀 적어졌지만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하는 일이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어요.

큰 틀에서는 일을 배울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웬걸요.

일단 인수인계를 해줄 사람들이 다 도망간 상태였고, 문서 쪼가리 보면서 할 일을 쳐내는데

저도 처음 하는 일이라 정말 힘들었고 맨날 욕을 먹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악착같이 야근하고 힘들어도 버텼죠.

제가 일을 참 못한다고 생각했고, 죄다 남자들로 구성된 상사들은 늘 실수를 지적하면서 혼냈어요.

저는 회사에서 일을 정말 못하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잘한다 생각했죠.

그러다가 회사에 큰 일이 터져서 윗선이 거의 물갈이되고(그럼에도 여전히 잔재가 남아서 똑같지만)

사람들 실력을 다 알아버렸습니다. 정말 별거 없는 인간들이더군요.

 

회사 규모가 축소되고 부서가 정리되면서 윗사람 따라 제 업무도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거의 나락갔다고 해야 하나.. 윗사람이 일을 정말 좆도 못하는데(거짓말 한마디 안 보태고 주댕이만 텁니다)

그 밑에서 하는 일도 없이 허송세월 보내는 처지가 됐죠.

 

일련의 사건이 좀 있었고 이 회사에서 정말 인정받는 건 영원히 없을 일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여기에 다 쓰기 어려워서 이 정도 씁니다만, 

너무 우울합니다. 책상에 앉아 일하다가도 그냥 눈물이 나서 쉽지 않아요.

 

내일도 출근하면 크게 할 일이 없을테고 일을 하더라도 다른 부서에서 다 수정해서 처리할 걸 알기에, 

그리고 일을 준다고 해도 다시 다른 부서로 넘길 일이기에 저로서는 내가 그 지경으로 일을 못하는 인간이었나 자괴감이 들 정도입니다.

 

당초 이 회사에서 도망친 2인자가 정말 저를 개무시했거든요.

뒷배도 없고 지들이 좋아하는 어디 출신도 아니니 정말 너무 심하더군요.

저에게 박살내겠네, 니까짓게 뭘 아는게 있다고(하면서 저에게 업무지원을 요구하는 뻔뻔함은) 이런 소릴

사람들 앞에서 너무 아무렇지 않게 떠들어댄 덕에 저는 더더욱 실력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힌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마음이 아예 떠버렸어요. 그러다보니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이직자리를 찾아보고 있지만 요즘 정말 자리가 안 나네요.

하지만 이직을 정말 할 생각으로 준비 중입니다. 꼭 이직하고 싶고요.

 

제가 여쭙고 싶은 건 그래도 어렵게 정규직이 됐는데 제가 배부른 생각을 하는건가 싶어서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지난 시간 이 회사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성과를 내든 다른 사람이 칭찬을 받거나 

형편없는 성과평가점수를 받아서... 더 있는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우울한 생각만 든다는 거예요.

 

지금도 너무 슬픕니다.

저는 솔직히 제가 머물 집도 없어서 너무 답답한 상태인데... 그래서 마음이 너무 힘듭니다.

위로 말씀이라도 해주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마도 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이 시간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이재명이고

나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어 만들 억강부약 대동세상에 살고 싶다.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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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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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가 저에게 해주셨던 조언인데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네요.

    어릴 때 직장은 최대한 힘들고 불편한 곳에 들어가봐야 한다.

    그럼 남은 인생 어려운 일이 생겨도 해결해가면서 살 수 있는 힘이 나에게 붙는다.

    어릴 때 직장을 너무 좋은 자리로 가면, 남은 인생 조금만 불편해도 투덜대기만 하고 발전하지 못한다.

     

    다양한 일, 상황, 사람을 겪어보는데 돈 받으면서 배운다 생각하시고, 최대한 많이 얻어내는 것에 집중하세요. 다음 직장에서 에이스가 되실 겁니다. 화이팅!!

  • 신나는김춘식 작성자
    2024.10.09 17:52  (수정 10.0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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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제펭귄

    에이스.. 저도 김건희처럼 에이스 되나요. ㅋㅋㅋ 이 와중에 농담입니다. ㅠ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래도 저는 시작을 좋지 않은 곳에서 했다가 갈수록 나아졌단 생각은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늘 웃으면서 일했는데 이 새끼들이 사람을 개호구로 취급했네요. 씨부럴...

  • 2024.10.09 17:42  (수정 10.09 17:43)
    베스트

    그러시다 피폐해지면 번아웃에 우울증 옵니다

     

    걸리는 시간 보다 회복시간은 훨씬 더 깁니다

     

    결정은 결국 본인의 몫이겠지만

     

    그래도 힘내세요 

  • 신나는김춘식 작성자
    2024.10.09 17:52
    베스트
    @🪖옝디🪖

    결정이 정말 신중해야죠. 

    그래서 더 기분이 가라앉습니다. 

    위로 말씀 감사합니다.

  • 2024.10.09 18:07
    베스트
    @신나는김춘식

    아 ㅠ.ㅠ

     

    토닥토닥  

  • 2024.10.09 17:47
    베스트

     비슷한 처지에서 회사 때려친 제가 드릴말씀은,

    반드시, 꼭 회사 나간 다음에 뭘 할지 결정하고 나가시길 바랍니다.

    안 그러면 허송세월하고 맙니다. 

  • 신나는김춘식 작성자
    2024.10.09 17:53
    베스트
    @붉은달

    네, 저는 또 매달 나가는 돈이 있는지라 이직은 꼭 확정하고 나가려고 합니다.

    저 나름대로는 일을 열심히 하고 즐겁게 한다고 생각했는데... 속상합니다.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 2024.10.09 17:48  (수정 10.09 17:53)
    베스트

    전 중소기업에서 3년 일하다가 비슷한 현타를 느껴서 운 좋게 대기업으로 이직한 케이스입니다.

     

    배부른 소리 아닙니다. 업무보다 더 짜증나고 힘든 게 사람 관계인걸요. 

    하물며 그런 인간들과 같이 일하셨으니 더 스트레스 받으신 것 같습니다.

     

    업무에 대한 동기를 잃으신 지금은 일단 시간나는 틈을 타서 역량을 키울 기회라 생각하시고 

    (어학이든 사무용 프로그램이든 뭐든) 자기를 위한 시간에 투자하시면서 원서는 틈나는 대로 쓰시고요. 

     

    다만 어딜 가든 나를 좋게 평가해주는 건 내가 어느 정도는 광을 팔아야 합니다. 

    내가 아무 티도 안 내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새벽까지 열심히 일하더라도

    업무가 과중하구나 이런 생각 아무도 먼저 해주지 않습니다.

     

    과도하면 정치질이 되지만, 업무와 정치질의 중간 정도 외줄타기는 자신을 위해 필요합니다. 

     

    어차피 지금 회사에서 미련이 없으시다면 해야 할 일만 쳐 내시면서 다음 기회를 노리시길 권합니다. 

    다만 아시다시피 취업전선은 졸라게 춥기 때문에 일단 다니시면서 회사를 옮기시길 바랍니다. 

     

    아무쪼록 스트레스 덜 받으시길 + 좋은 직장 찾으시길요. 

  • 신나는김춘식 작성자
    2024.10.09 17:54
    베스트
    @배아재

    정말 미련이 1도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배가 부른건가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제 실력 업그레이드에도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열심히 이직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해요. 

  • 2024.10.09 19:40
    베스트

    배부른 생각 아니에요 일할 때 사실 가장 힘든 건 일이 아니라 사람이잖아요 그런 상황이 사람을 더 바닥으로 치닫게 하고 그래서 지금 님 상황이 바닥에 있다고 느껴지시겠지만 전 사람이 바닥을 경험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바닥을 경험해야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그러다보면 또 치고올라갈 원동력이 생기니까요 더럽고 치사한 꼴 보더라도 꼭 이직하고야 말겠다는 마음 항상 되뇌이시고 일 없어서 시간 날 때면 생산적인 일이나 좋아하는 일 하시면서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계시면 언젠가는 바닥 치고 올라오실 거에요 힘내세요 

  • 신나는김춘식 작성자
    2024.10.09 19:50
    베스트
    @카페킹

    안 울려고 했는데 눈물이 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 2024.10.0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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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 어떤 심정인지 이해가 갑니다. 일이 힘든게 아니라 사람이 힘들지요 저도 37에 4년 가까이 일한 직장 때려치고 옮겼는데 가는 데 마다 희안하게 이상한  놈들만 있는 겁니다. 일년 넘게 일한 약 42살까지 일년 넘게 일한 회사 둘 나머지는 몇달 하다가 옮기고 이랬죠 그러다  제 손에 맞는  일을 찾게 되어 계속 이 일만 하게 되네요 한가지 조언 드리면 규모 없는 회사는 피하시고 규모 있는 회사로 가세요

  • 신나는김춘식 작성자
    2024.10.09 21:50
    베스트
    @내가사는이유

    네네, 조언 감사합니다. 제 실력이 그렇게 될지 모르지만 다음 이직은 노력 많이 해야겠어요. :)

  • 2024.10.09 21:53
    베스트
    @신나는김춘식

    화이팅 하세요.   본인 한테  맞는 데는 어딘가 있습니다. 

  • 2024.10.09 22:07  (수정 10.09 22:27)
    베스트

    2년동안 마음고생  많이 하셨네요 일단은 몸부터 추스리는 것으로 헤쳐나가셔야 됩니다 

    눈물이 난다는 것은 기운이 많이 소진 되어서 그렇기도 합니다 

    일단 비티민D 를 드세요 그리고 육류를 좀 드세요 건강을 잃으면 좋은일이 안생겨집니다 

    그리고 2년 지나고 3년되기 전이 이직하거나 포지션이 바뀌거나 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조직사회가 그렇게 생겨 먹은 사람들로 채워져 있으면 싹 다 나가지 않는이상 

    그렇게 되고 잘해줘도 허무할때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일이니까ㅡ 돈 벌러 나왔으니까 이렇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안되면 또 스트레스로 몸이 상할거 같으며 과감하게 정규직이어도 내던지는게 맞습니다 

    크게 보면 돈버는 거 보다 건강 더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틈을 내어 매일 걸으시기기 바랍니다 좋아하는 음익도 들으시면서 

    심신을 이완 시켜주시고 고기 드시고 스스로에게  더 아껴주시고 휴식을 주고 직장가면 일하고 

    나오는 순간 싹 지워버리시고 또 잘 먹고 걷고 음악 듣고 딱 1주일만  해보세요 

    많이 복구 되실것입니다 운이 없으면 죽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일단 이 고비를 이겨보십시다 

    그러면서 이직할 회사도 알아도 보시구요 힘내시고 화이팅 하세요~~~^^

  • 신나는김춘식 작성자
    2024.10.10 04:53
    베스트
    @대해서

    감사해요. 힘들때마다 여기 달린 댓글 읽으며 마음 추스러야겠습니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셔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2024.10.09 22:10
    베스트

    회사가 군대보다 지옥인 이유는.....ㅈ같은 상사를 만나더라도 군대는 2년만 참으면 되지만 회사는 기약이 없다는 거죠.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요....확실한 대안이 없으시다면 통장을 보시면서 쓰린 속을 달래시기 바랍니다......

    진짜로 요즘 같은 시절에는 월급 따박따박 나오는 회사를 다닌다는 거 자체가 축복입니다.

    치료 중의 으뜸치료는 금융치료라죠?

    치사하더라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할 일이 없으시다면 다른 공부를 틈틈히 하세요. 물론 친구들, 선배들 많이 만나셔서 정보 수집하는 건 필수겠죠.

    힘 내세요.

  • 신나는김춘식 작성자
    2024.10.10 04:54
    베스트
    @일개유튜버가뭘알아?

    저도 그렇게 생각하며 버티려고 하긴 합니다만, 정말 빠른 시일 내에 이직하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그만두는 바보같은 짓은 안 하려고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 2024.10.09 23:58
    베스트

    에구... 많이 힘드시죠...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 당하는 기분이 들면 정말 견디기 힘들죠. 토닥토닥... 지들은 뭐가 그렇게 잘나서... 

    혹시 휴직은 잠깐 안될까요? 너무 힘들어보이셔서... 그럴 땐 그 환경을 벗어나는 게 자신을 지키는 길이라네요. 선택은 신나님이 하시는 것이지만 신나님 역시 소중하고 멋진 사람임을 잊지 마시길... 

  • 신나는김춘식 작성자
    2024.10.10 04:57
    베스트
    @F킬라칙칙

    회사에 휴직자가 곧 전체 인력의 거의 1/3이 됩니다. 희한하지요?  ㅎㅎ 휴직하고 돌아와도 나아질 것 없는 회사라... 하지만 죽지 말고 하루하루 살아나가자는 마음으로 잘 버텨보겠습니다. 저를 인정해줄만한 더 좋은 회사가 어딘가엔 있겠지요.. ㅠ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셔요.